HQ/HQ 단문

Ⅱ [아카히나] ㅅㅅㄴ

생귤시루 2015. 12. 2. 02:16

 

 

아카아시 케이지 x 히나타 쇼요

w. 달향기


 

 

 

개구리 내장과 달맞이꽃의 뿌리. 보름달이 뜨는 밤에 죽은 소년의 속눈썹에 박쥐 발톱을 섞으면! 완서..ㅇ...으악!!


자기 덩치보다 큰 마법서를 펼져 놓고 책에 적힌 데로 꼼꼼히 재료를 섞었다. 이제 잘 저어주기만 하면 완성인데 뭐가 잘못된 걸까. 완성 직전에 폭발해 버려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방을 뒤덮었다. 잠시 후 연기 속에서 사방으로 머리가 뻗친 히나타가 기침을 하며 기어 나왔다.


후아. 죽는 줄 알았네. 맞게 잘 섞었는데 뭐가 잘못된 거지.


하늘로 솟은 태양을 닮은 머리카락. 동글동글 앳된 얼굴이 제법 귀여웠으나 검댕이 여기저기 묻어 지저분했다.


또 무슨 사고를 쳤어.
스승님!


허공에서 공기가 일그러지며 공간이 갈라졌다. 그 속에서 나온 이는 히나타가 가장 믿고 따르며 제일 좋아하는 그의 스승 아카아시였다.


지저분한 모습이 꼭 옆집 개 같구나.
그렇게 더러워요?


히나타는 언제나 침을 흘리며 걸어 다니는 옆집 개 엘리자베스(수컷)를 떠올렸다. 그 정도로 더러운 모습이라니. 부끄러워진 히나타가 폭발에 벗겨진 모자를 주워 깊게 눌러 써 얼굴을 가렸다.

 

다치지 않게 주의하고.
네.


모자 밑으로 나온 턱에도 검댕이 묻어 지저분했다. 능숙한 손길로 문질러 닦은 아카아시가 손을 내밀었다.


달걀 사 온 기념으로 오늘 저녁은 간장 달걀 밥이다.
정말요?
대신 깨끗이 씻은 사람만 줄 거야.
스승님 최고예요!


모자 속에 숨겨둔 얼굴이 환한 웃음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재잘거리는 히나타와 조용히 들어주는 아카아시가 나가고 방에는 적막만 감돌았다. 열어둔 창문에서 바람이 들어오고 혼자 남은 마법서가 팔랑팔랑 바람을 따라 움직였다. 펼쳐진 페이지에는 조금 전까지 히나타가 만들다 실패한 마법의 물약 제조법이 상세히 적혀있었다.


무뚝뚝한 그☆ㅣ를 사로잡는 환상의 마법 물약. 한 방울만 묻혀도 뱀과 개구리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러브 아이템♡ 놓치지 마세요~♡